광주시민단체 “군 공항 이전부지 3분의 1을 도심 숲으로”

입력 2023-11-17 04:02

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인 광주 도심 한복판에 드넓은 숲을 만들자는 범시민 운동이 시작됐다. 이전을 앞둔 군 공항 부지 3분의 1 정도에 145만 시민들을 위한 ‘광주숲’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광주 시민·환경단체가 주축이 된 ‘백만평 광주숲 추진위’는 15일 광주시청 앞에서 발대식을 가진 데 이어 광주시의회에서 ‘광주 군 공항 이전·백만평 광주숲 조성’을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추진위에는 광주시의회와 광주전남녹색연합,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20여개 단체와 330여명의 시민들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추진위는 발대식과 토론회에서 “군 공항이 이전하고 남게 될 공터 8.2㎢(250만평) 가운데 3.3㎢(100만평)를 도심 숲으로 조성하자”고 지역사회에 공식 제안했다.

현재 광주지역 아파트 비율은 81%로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반면 1인당 공원 면적은 6.3㎡로 전체 도시의 1.8%에 불과해 최하위 수준이다.

군 공항 이전은 ‘광주 군 공항 이전·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광주 군공항특별법)이 8월 시행에 들어가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광주 군공항 특별법에 군 공항 이전 비용을 지자체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충당하도록 규정돼 있다. 군 공항 부지를 아파트 단지 등으로 개발해 부족한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광주시와 국방부로서는 ‘광주숲’ 조성 제안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근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 문제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적 논의와 합의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