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5일 윤석열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끝까지 거침없이 하라”는 메시지가 왔다고 밝혔다. 친윤(친윤석열)계와 당 지도부, 중진 의원들에 대해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들이 침묵으로 대응하자 인 위원장이 ‘윤심(尹心)’을 꺼내들면서 압박 수위를 올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을 혁신하겠다고 하면서 ‘윤심’을 거론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인 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열흘 전에 제가 여러 사람을 통해 (대통령을) 뵙고 싶다고 했는데,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연락이 온 건 아니고 돌아서 온 말씀이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 그냥 지금 하는 것을 소신껏 끝까지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주장했다. 인 위원장은 이어 “당 혁신안과 관련해 ‘(대통령이) 개입을 전혀 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임기 중 윤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통령을) 봐야죠”라며 “(혁신위가) 끝날 무렵에 (활동) 요약을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의견을 거침없이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인 위원장은 친윤계, 당 지도부, 중진 의원들에 대해 “조만간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이분들은 대한민국 반역자도 아니고 각을 세우는 사람들도 아니고 나라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또 “그래서 좀 기다리는 것”이라며 “‘꼭 몇월 며칠까지 하라 말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국회 일정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인 위원장은 일부 의원들의 결단 가능성에 대해 “나는 의심의 여지가 하나도 없다”고 확신했다.
인 위원장의 ‘윤심’ 거론과 관련해 한 초선 의원은 “국민의힘 혁신의 가장 기본 조건은 수평적 당정관계”라며 “당의 혁신을 이끄는 인 위원장이 ‘윤심’을 언급한다면 친윤계와 다를 것이 뭐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 간 갈등 기류도 계속 노출되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히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또 그것이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혁신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김 대표는 또 “총선은 단편 예술작품이 아니라 종합 예술작품”이라며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예술 차원에서 잘 지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총선과 관련해 당에 여러 기구가 있기 때문에 그 기구에서 혁신위 안건을 잘 녹여내고 그것이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당 지도부를 잘 이끌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도부 중심’을 강조하면서 혁신위의 압박을 뚫고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민지 정우진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