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주 시대 온다… 기후위기가 불러온 또 다른 문제

입력 2023-11-16 20:17 수정 2023-11-16 22:13

“이번 세기는 전례 없는 전 지구적 인류 대이동의 세기다.” 영국의 과학저술가 가이아 빈스는 새 책 ‘인류세, 엑소더스’에서 기후위기가 불러온 또 다른 문제로 대이주, 즉 ‘기후 이주’를 조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이번 세기에 지구 온도가 4℃ 상승하는 상황을 향해 계속 나아가고 있다. 이주는 기후위기에 대한 가장 중요한 적응이자 점점 유일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는 향후 30년 동안 15억명에 달하는 환경 이주민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기후 이주에 대비한다는 것은 주요 도시를 단계적으로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해 낯선 땅에 완전히 새로운 도시를 건설해야 한다는 뜻이다. 책은 어디가 위험하고 어디로 이주할 수 있는지도 짚어본다.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전 세계 100대 도시 가운데 99곳이 아시아에 있고 그중 80곳이 인도와 중국에 몰려 있다. 열대 벨트의 많은 도시는 극단적인 기후 조건으로 적응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 다카(말레이시아), 뉴올리언스(미국), 베네치아(이탈리아) 같은 해안도시들은 점점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된다.

대신 한반도 위쪽 북위 45도선 북쪽 지역은 21세기에 호황을 누리는 안식처로 떠오른다. 알래스카가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특히 북극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비교적 안정적으로 주거할 수 있는 목적지가 될 수 있다.

누구든 기후가 급격히 변해 더 이상 살기 어려워지면 이주할 수밖에 없다. 이주는 자연에서 널리 사용돼온 생존 전략이다. 그래서 앞으로 누구든 난민이나 이주민이 될 수 있다. 저자는 대이주 시대를 앞두고 국가나 국경에 대한 개념도 재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남중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