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후평가보고서 “기후변화 경제 피해 매년 195조원”

입력 2023-11-16 04:03

기후변화로 미국이 입는 경제 피해 규모가 매년 1500억 달러(약 195조원)에 달한다는 미국 연방정부의 보고서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PR 등에 따르면 14개 연방정부기관이 참여하는 미국지구변화연구프로그램(USGCRP)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기후평가보고서(NCA)를 공개했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나온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초래한 자연재해로 미 연방정부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해 가뭄, 산불, 허리케인, 홍수가 더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재해 복구에 드는 비용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미국의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으로 세수가 감소할 수 있고, 이는 정부의 대응능력을 떨어뜨린다.

기후변화는 미국 북서부의 스키 리조트, 중서부의 농민, 북동부의 수산업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전체 인구의 40%가 해안지역에 사는데 21세기 말까지 이들 중 수백만 가구가 해수면 상승으로 거주지를 떠나야 할 수 있다.

보고서는 “미국 전역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이 감지되지만 향후 충격이 더 커지고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는 특히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지역, 노인들, 야외 노동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힌다. 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인 기후과학자 캐서린 헤이호 박사는 “기후변화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 모두에게 똑같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를 늦추려면 배기가스를 더 빨리 감축하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제거해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위한 미국의 노력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자는 파리협약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미국은 2005~2019년 매년 평균 6%씩 탄소배출을 줄여야 했지만, 실제로는 매년 1%에도 못 미쳤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