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상 쉼터 퇴소 청소년 주거·진학 지원합니다

입력 2023-11-16 04:07
대구시청소년자립지원관이 마련한 요리실습 프로그램에서 강사와 자립준비청소년이 함께 요리를 하고 있다. 청소년자립지원관 제공

전모(20·여)씨는 과거 아버지와 오빠의 지속적인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청소년쉼터에 입소했다. 경찰조사, 상담 등으로 학업에 집중하지 못했고 결국 재수를 결정했다. 또 쉼터 위치를 아는 아버지와 오빠를 벗어나기 위해 쉼터를 퇴소하고 거주지를 대구로 옮기게 됐다. 전씨는 경제적으로 힘들고 사회 경험도 부족해 막막하던 상황에서 대구시청소년자립지원관(수탁기관 풀꽃)의 지원을 받아 대구에 정착했다. 기초생활수급보장제도 신청, 장학금 지원, 여성용품과 기초 생필품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었고 상처받은 마음 치유를 위한 심리상담도 받았다. 안정을 찾은 전씨는 학업에 집중할 수 있었고 지난해 목표했던 대학교에 합격해 현재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대구에는 대구시자립지원전담기관 이외에도 사정상 보육시설에서 지낼 수 없었던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는 대구시청소년자립지원관도 있다. 2020년 설립됐으며 대구시 위탁을 받아 청소년쉼터나 회복지원시설 퇴소(예정) 청소년 중 자립지원이 필요한 19~24세 청소년을 돕고 있다. 전씨 같이 가정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는 것이다. 매년 50여명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기간은 기본 1년이지만 1년 연장이 가능해 최대 2년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월세, LH·대구도시공사 공공임대주택 입주 연계 등 주거 지원과 취업, 대학진학, 생계,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는 일은 대구시자립지원전담기관과 비슷하지만 지원 내용 등에서 차이가 있다. 대구시청소년자립지원관 지원 대상은 자립준비청년이 아닌 ‘자립준비청소년’이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지원기관(여성가족부+대구시)이 자립준비청년과 다르기 때문이다. 또 대구시청소년자립지원관 대상 청소년들은 보육시설 퇴소가 아니기 때문에 1000만원의 자립정착금도 받지 못한다.

이준기 대구시청소년자립지원관장은 15일 “똑같이 지원이 필요한 청소년들이지만 지원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보육시설을 퇴소한 청년들이 받는 자립정착금을 받을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 서비스를 통합해 같은 지원이 이뤄지도록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