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모(20·여)씨는 지난 2021년 보육시설 퇴소 후 대구시자립통합지원센터(삼성 희망디딤돌 대구센터)가 지원하는 오피스텔에 입주해 첫 자립생활을 시작했다. 4년제 대학교를 다녔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피부미용 관련 일을 하고 싶었지만 학원비가 수백만원이 들어 혼자 고민하고 있었다. 임씨의 고민을 알게 된 대구시자립지원전담기관은 임씨와 함께 학원을 알아보고 자격증 취득 경비도 지원했다. 네일아트까지 배울 수 있도록 도왔다. 임씨는 현재 원하던 전문대학의 뷰티 관련 학과에 합격해 입학을 기다리고 있다.
정모(25)씨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보육시설을 나와 대구시자립통합지원센터에 입주했다.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정씨는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하기 위해 여러 곳에 지원했지만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점점 자신감을 잃어 가던 중 대구시자립지원전담기관이 대구의 시민단체가 추진하고 있던 사업에 정씨가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연계했고, 결국 합격해 원하던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었다. 정씨는 사회복지 관련 교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됐고 내년에 관련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대구시자립지원전담기관은 지난해 6월 문을 열었고 같은 해 9~10월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대구YWCA가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시설 등 아동보호시설에서 보호기간이 종료돼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18~29세 ‘자립준비청년’의 맞춤형 자립 지원과 사후관리가 핵심 업무다.
아동보호시설 퇴소 후 5년 이내 자립준비청년들이 대상이다. 대구의 경우 현재 스스로 지원을 거부한 청년들을 제외한 자립준비청년들(380여명)이 기본사후관리와 통합서비스 대상으로 나뉘어 지원을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아동보호시설을 나오는 모든 자립준비청년에들게 자립정착금 1000만원(대구시 예산)과 5년 동안 자립수당 월 40만원(보건복지부·대구시 매칭 예산)이 지급된다. 대구시자립지원전담기관은 안부를 확인하는 기본사후관리와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통합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대구시자립준비전담기관 전담인력들이 지원 대상 자립준비청년들을 만나 상담하고 이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한 후 지원을 하거나 서비스를 연계한다. 몸이 아픈 자립준비청년이 있으면 병원비를 지원한다. 운전면허증 등 각종 자격증 취득 비용, 학원비, 생활비, 식비, 밀린 관리비·월세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지원대상이다. 이사를 준비할 경우 LH공공임대주택 관련 정보도 제공한다. 민간 후원을 연결하는 것도 대구시자립지원전담기관의 역할이다.
대구시자립통합지원센터는 2017년 4월부터 대구시 위탁을 받은 대구YWCA가 운영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대구의 오피스텔을 매입해 ‘삼성 희망디딤돌 대구센터’를 개소해 자립을 원하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주거시설을 제공했으며, 이후 대구시에 기부채납해 현재 대구시가 관리하고 있다. 생활실에 거주 중인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주거생활, 재정관리, 정서관리, 진로취업 등 자립에 필요한 모든 부분에 대해 통합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동보호시설에 살고 있는 아동 또는 보호연장아동들의 자립생활연습을 위한 자립체험실도 운영 중이다. 지현주 대구시자립통합지원센터장(대구시자립지원전담기관장 겸임)은 “도움이 필요한 자립준비청년들의 의식주는 물론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일까지 모든 것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막막하다고 느낄 때 대구시자립지원전담기관을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