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로봇부터 LCD 레시피까지… 해외 기술 유출 10년 만에 최대

입력 2023-11-15 04:04
사진=뉴시스

경찰이 액정표시장치(LCD) 같은 산업기술을 해외로 유출한 사건 21건을 올해 적발했다. 최근 10년 동안 집계된 해외 기술유출 사건 통계 중 최대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동안 ‘경제안보 위해범죄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해외 기술유출 사건 21건을 적발해 검찰에 넘겼다고 14일 밝혔다. 12건이었던 지난해보다 75%나 증가한 수치다.

서울경찰청은 외국 정부의 연구사업 보조 지원금을 따내기 위해 관상동맥 시술 로봇의 영업비밀을 유출한 외국 국적의 전 로봇개발팀 연구원을 검거했다.

또 국내외 업체에 국내 대기업 공장 자동화 솔루션을 유출하고 LCD 공정 레시피 등 국가핵심기술을 몰래 숨겨 해외에 빼돌리려던 해외 업체 대표 5명도 검거됐다. 피해 업체 대표가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 틈을 노리고 산업기술을 외부저장장치로 유출한 뒤 외국 경쟁 업체로 이직해 사용한 전 연구원 등 4명도 검찰에 넘겨졌다.

올해 처음으로 경제안보 위해범죄 특별단속 대상에 포함된 방위산업 분야에서 기술유출 사건도 있었다. 경남경찰청은 방위산업체에서 취득한 방산기술과 영업기밀을 유출한 전직 피해 업체 임원 등 5명을 검거했다.

죄종별로는 산업기술보호법(6건), 부정경쟁방지법(15) 위반 순이었고 피해기술별로는 디스플레이(8건), 반도체·기계(3건), 조선·로봇(1건) 순이었다.

국수본 관계자는 “내년에는 ‘범정부 기술유출 합동 대응단’에 적극 참여해 주요 기술의 해외 유출 사범을 검거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