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불출마·험지출마, 시간 주면 100% 움직임 있을 것”

입력 2023-11-15 04:04
인요한(가운데)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4일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희생자 위령제단으로 향하고 있다. 인 위원장은 제주 4·3사건과 관련해 “더 좋은 나라를 만들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도리”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4일 제주도를 찾아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했다. 인 위원장의 제주 방문은 김재원·태영호 전 최고위원 등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왔던 4·3사건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제주 민심을 회복하기 위한 행보였다.

그러나 제주에서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 당 지도부·중진 의원들을 겨냥한 불출마·험지 출마 압박이 최고 이슈였다. 인 위원장은 4·3평화공원 참배를 마친 후 ‘희생 대상으로 언급한 중진들로부터 응답이 없다’는 질문을 받고 “시간을 좀 주면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어 “(불출마·험지 출마 대상 의원들의) 이름을 절대 거명하지 않았지만, 움직일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대한민국이 ‘빨리빨리’ 문화 때문에 발전했지만 조금 기다려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언과 관련해서도 인 위원장이 침묵으로 반발하는 중진 의원들에 대한 압박을 이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 위원장은 전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중진 의원들의 결단과 관련해 ‘우유를 마실래 아니면 매를 좀 맞고 우유를 마실래 이런 입장’이라고 말했던 것과 관련해 “교수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을 썼다고 집사람에게 야단을 맞았다”고 소개했다. 인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매는 여론이고 여론은 국민이다. 그 매는 (총선 때) 국민의 투표로 이어진다. 그렇게 복잡한 뜻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친윤계·중진 의원들의 반발에 대한 맞대응으로 ‘혁신위 조기 해체설’이 불거진 데 대해 “(혁신위 활동은) 크리스마스 전에 잘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 해체하지 않고 다음 달 24일까지인 혁신위 임기를 채우겠다는 뜻이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가 불출마·수도권 출마 권고 대상을 특정해 명단을 작성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무슨 리스트인지도 모르겠다”면서 “그런 일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기념식’에 참석했다. 김 대표는 혁신위 조기 해체설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 당대표로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일부 혁신위원의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하지 않아야 한다”며 “좀 더 권한과 책임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정제된 언행을 했으면 한다”고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

혁신위의 친윤계·중진 압박에 대한 국민의힘 내부 평가는 엇갈리는 분위기다. 성일종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혁신에는 희생과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결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너무 빨리 달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지 정우진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