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그리스도인들이 전하는 ‘내가 하나님을 믿는 이유’… “분열의 해결책… 생명·자유 존중하는 기독교에 있어”

입력 2023-11-15 03:03

무슬림→무신론자→크리스천. 아얀 히르시 알리(54·사진) 전 네덜란드 하원의원이 지닌 ‘믿음의 이력’이다. 무슬림이었던 그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위한답시고 이슬람교를 버리고 무신론 대열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런 그가 “자유의 뿌리를 기독교에서 엿봤다”고 고백하며 크리스천으로의 변신을 택한 이유를 나눴다.

14일 영국의 인터넷매체 언허드(Unherd)에 따르면 알리는 ‘내가 이제 그리스도인이 된 이유’이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슬람교에 의구심을 갖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슬람 교리를 배울수록 환멸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는 “이슬람교의 설교자들은 알라를 위한 죽음이 최고의 축복이라 했다. 또 그들이 비난했던 ‘세상의 즐거움’ 중에는 소설 읽기를 비롯해 음악 감상, 댄스 등이 포함됐는데, 이는 내가 가장 사랑했던 것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슬람교에 멀어졌던 알리는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의 강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를 접한 뒤 알 수 없는 위안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러셀은 종교는 두려움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는 이슬람 교리로 인한 두려움에서 벗어나려고 무신론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제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슬람 세력과 무신론이 강대국 간의 확장주의와 이슬람 극단주의, 동성애 등을 옹호하는 우오크(Woke) 사상 등의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같은 문제의 해법은 없을까. 알리는 기독교에서 답을 찾았다. 그는 “기독교가 인간의 생명과 자유, 존엄성을 유지하는 가치와 전통의 기초를 제공하고 국제사회의 분열에 맞서는 교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톰 홀랜드의 책 도미니언에서 보여주듯 기독교는 과학과 보건, 학문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생명과 자유와 존엄을 지키는 정교한 사상과 제도들을 지지한다”면서 “분명한 것은 이슬람교나 무신론보다 기독교가 두려움과 자기 회의의 황야를 헤쳐나가는 여정 속에서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