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그리스도인들이 전하는 ‘내가 하나님을 믿는 이유’… “절체절명 상황서 새 길 만들어주시는 하나님 만나”

입력 2023-11-15 03:02

“당시 전지전능한 창조주 하나님이 이토록 부패한 세상을 왜 그대로 두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죄책감과 원망, 분노가 치밀어 올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국제긴급구호 NGO 메데어의 앤 라이체마(46·사진) 대표가 수년 전 내전 중이던 동아프리카 남수단의 총괄 디렉터로 활동하던 시절, 직원들이 현지를 탈출하다가 반군 세력에 억류당했을 때였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그는 구약성경 속 하박국을 읽다가 하나님을 극적으로 만났다. 그리고 그의 고백은 이렇게 바뀌었다.

“나 역시도 썩어 빠진 세상의 일부이며 용서가 필요한 죄인이다. ‘내가 누군가를 돕고 있다’는 교만한 마음을 내려놓자.” 하박국은 하나님이 행하시는 모든 일들은 다 이해할 수 없지만 참된 믿음 삶의 지표로 삼을 때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후 라이체마 대표는 직원들을 억류한 총책과 협상하면서 분노와 의심을 내려놨다. 대신 사랑과 존중의 마음으로 대했다. 결과는 기적과도 같았다.

“우리 모두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존재라는 마음으로 그들을 대했다. 그러자 직원들의 목숨을 구한 것은 물론이고 고립된 현지인들에게도 식수와 식량을 배급할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것은 상대방 내면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끄집어낼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다.”

라이체마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에서 진행 중인 ‘2023 다니엘기도회’에서 이 같은 간증을 청중과 나눴다. 지난 19년간 재난 지역을 누빈 라이체마 대표는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하나님이 그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절망에 빠진 한 사람의 인생은 바꿀 수 있다”면서 “길이 끝나는 곳에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기적에 한국교회가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메데어는 1989년 아프리카 우간다 난민 지원을 시작으로 15개국에서 460만명의 난민 등을 도왔다. 지난 3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메데어 사무국을 설립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