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라고 약자 인권 무시 안한다… 남은 11개월이 제 임기라고 생각”

입력 2023-11-14 04:06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청문위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가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아들이지만, 보수라고 해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 인권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과거 위장전입에 대해 재차 사과하면서도 사퇴 의향은 없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보수 성향, 위장전입 등 도덕성 문제와 관련해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그는 ‘보수 색채’와 관련된 질의에 “향후에는 폭넓은 시각으로 사건을 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가 아무래도 개인보다는 국가나 사회의 이익을 상대적으로 좀 더 중시한다는 점들이 (판결 등에) 영향을 주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65세 미만 노인성 질병을 가진 사람의 장애인활동급여를 제한한 규정에 헌법 불합치 의견을 냈던 사례를 들면서 “약자를 배려한 결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내년 10월 재판관 6년 임기가 만료된다. 재판관 임기와 소장 임기가 연동되는 관행에 따르면 남은 임기는 11개월에 불과하다. 그는 “외국 회의에 가면 한국 재판관들의 6년 임기가 지나치게 짧다는 얘기를 늘 들었다. 소장 임기가 10~11개월인 건 굉장히 짧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관행을 깨고 (연임을) 요청할 경우 어떻게 할 건가”라는 무소속 양정숙 의원 질문에 “제 원래 임기까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알 수 없는 상황에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의 2018년 헌법재판관 청문회 당시 제기된 위장전입을 거론하며 “만약 후보자 사건이 형사재판으로 배당됐다면 유죄를 선고했겠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그렇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솔직한 답변 감사드린다”고 했다. 다만 “위장전입 문제로 사퇴할 생각은 있느냐”는 질문에 “그 점 때문으론 없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를 3억7000만원에 매입하고 36억원에 매도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지적에 “근무지 옆 아파트를 매입했고 20년간 살다 보니 재건축으로 시세차익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최근 언론사 압수수색이 많은데 문제의식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언론사나 변호사 사무실 압수수색은 또 다른 자유나 기본권 침해 우려가 있다면 자제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