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기 만에 흑자 낸 한전, 재무구조 개선은 언제쯤…

입력 2023-11-14 04:03
뉴시스

한국전력공사가 3분기 2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두며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다섯 차례 이어진 전기요금 인상과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안정화 영향이 크다. 다만 1개 분기 ‘반짝 흑자’ 만으로 근본적인 재무 구조 개선은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전은 3분기 매출액 24조4700억원에 영업이익 1조9966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8333억원이다. 한전이 영업이익 흑자를 거둔 것은 2021년 1분기 이후 10분기 만이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 10조8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올 1분기에는 6조2000억원, 2분기엔 2조2724억원으로 적자 폭이 점차 줄었다.


3분기 실적 반등은 국제유가 하락 덕분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급등했던 유가는 올해 초부터 점차 안정세를 보였다. 이에 한전이 부담하는 연료비도 줄었다. 한전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9월 킬로와트시(㎾h)당 132.5원에 전기를 사서 149.5원에 판매했다. 연료비 부담 감소로 고질적인 역마진 구조에서 벗어나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경영 정상화까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2021년 이후 누적 적자가 47조원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격화하면 유가가 더 오를 수 있고, 곧 에너지 수요가 큰 겨울철에 접어든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지난 9일부터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소폭 인상했지만 연간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2조8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가스공사도 이날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6% 증가한 230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3분기 미수금은 12조5202억원으로, 2분기보다 2767억원 늘었다. 미수금은 일종의 영업손실을 뜻한다. 정부가 서민 부담을 고려해 4분기 가스요금을 동결 조치하면서 미수금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