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청소년 중 45% 부모와 신앙적 대화 거의 안 한다”

입력 2023-11-13 03:03

한국의 기독청소년 10명 중 6명 정도는 부모의 영향으로 기독교 신앙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독청소년 가운데 45%는 부모와 신앙적 대화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로부터 자녀에 이르는 신앙계승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 10년간 교회학교 학생수 감소율(38%)이 학령인구 감소율(19%)의 2배에 달해 한국교회의 주역인 ‘미래세대’의 교회 이탈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대표 지용근)가 최근 발표한 ‘기독청소년 신앙의식’(214호)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후 다음세대의 신앙이 약화하고 있으며 이들의 교회이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목데연이 지난 5월 12일부터 24일까지 중·고등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정 내 신앙생활’에 대해 ‘부모 모두 기독교인’이라는 응답이 62%였다. ‘어머니만 기독교인’(22%) ‘모두 기독교인 아님’(14%) ‘아버지만 기독교인’(2%) 등의 순이었다.

이들 기독청소년은 성경이나 기도, 믿음 같은 신앙에 대해 부모와 얼마나 자주 대화를 나눌까. ‘부모와 신앙적 대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가끔 한다’(43%)가 가장 많았다. 이어 ‘별로 하지 않는다’(26%) ‘전혀 하지 않는다’(19%) 순이었다. ‘자주 한다’는 12%에 그쳤다.


기독청소년 10명 중 1명 정도만 신앙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목데연은 “신앙의 특성이 삶 속에서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것임을 고려할 때 ‘자주 한다’고 응답한 12%만이 실제로 부모와 신앙적 대화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부모와 신앙적 대화를 나누지 않는 이유는 뭘까. ‘특별한 이유 없음’(37%)이 가장 많았다. 이어 ‘내가 신앙적 대화에 관심 없음’(33%) ‘부모님이 신앙적 대화에 관심 없음’(25%) 등의 순이었다. 신앙의 중요성을 강조하거나 관심과 흥미를 불어넣는 등의 노력이 부모나 청소년 자녀 모두에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영적으로 무감각한 상태임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 같은 현상은 다음세대의 교회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부와 예장통합 총회 자료에 따르면 교회학교 인구는 동일 연령대의 인구 감소율보다 가파르다. 지난 10년간(2013~2022) 일반 초중고 학령인구는 653만명에서 527만명으로 19% 줄었다. 같은 시기 교회학교(예장통합 총회 소속) 인구 감소율은 34만명에서 21만명으로 38%나 쪼그라들었다. 특히 초등부는 일반 학령인구 감소율(4%)의 약 10배(39%)에 달했다.

지용근 목데연 대표는 “청소년 시기는 인생의 어떤 때보다 관계성이 중요시된다”면서 “다음세대가 공동체 안에서 관계를 잘 형성하도록 돕는 환경과 부가적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한다면 이들의 신앙 성숙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