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 “청년 비례 50% 할당… 용산 출신 특혜 없다”

입력 2023-11-10 04:04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전체회의에 입장하면서 이소희 혁신위원의 휠체어를 밀고 있다. 혁신위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중진 의원들에 대한 내년 총선 불출마나 수도권 험지 출마 권고를 시간을 두고 공식 안건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내년 4월 총선 비례대표 당선권에 45세 미만 청년을 50% 할당하는 방안을 당 지도부에 건의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혁신위는 또 국민의힘의 우세 지역구를 ‘청년 전략 지역구’로 선정하고, 후보자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도록 의견을 모았다.

혁신위는 이날 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의결했다고 최안나 혁신위원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밝혔다.

최 위원은 “(선거철) 들러리, 이미지용으로만 청년들을 내세우는 게 아니라 정말 디딤돌 세대교체를 위해 당이 확실히 자리를 마련해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혁신위는 ‘우세 지역구’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으나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과 서울 강남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혁신위 대변인 격인 김경진 위원은 “구체적인 (청년) 지역구 선정, 숫자 기준은 공관위나 총선기획단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또 모든 정부 기구와 지자체 위원회에 청년위원 참여 의무화 비율도 확대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혁신위는 이르면 13일 최고위원회에 ‘청년 비례 50% 할당’ 등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앞서 혁신위는 ‘당 화합’, ‘정치인 희생’을 각각 1·2호 안건으로 건의했다. 혁신위는 이번 3호 안건의 슬로건을 ‘청년이 미래다’로 명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위는 당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중진 의원들에 대한 내년 총선 불출마나 수도권 험지 출마 권고를 시간을 두고 공식 안건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또 대통령실 출신 총선 출마자에 대한 어떠한 특혜도 없도록 하겠다고 못 박았다.

김 위원은 “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과 중진 등에 대한 용퇴 또는 수도권 출마 요구는 시기를 정해 정식 문건으로 접수시킬 것”이라며 “혁신위 논의 내용은 어떤 형태로든 당 최고위원회에 접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불출마 등 권고를 받은 의원들도) 마음먹고 결심할 시간이 필요하니 공식 안건 접수는 좀 시간적 여유를 두고 하면 당내 희생과 혁신의 흐름 속에서 더 도움이 되겠다는 전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또 ‘중진 등의 용퇴 요구가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 출마를 위한 길 터주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이번 선거 과정에서 어떤 특혜도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뒤 ‘혁신위의 중진 불출마 권고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요즘 언론 보도를 보니 (혁신위가) 너무 급발진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니 잘 한번 보자”며 부정적인 뉘앙스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때가 되면 입장을 정리하는 시기가 있느냐’는 질문 등이 이어지자 “본회의에 빨리 가야 한다”면서 대답을 피했다.

정우진 박민지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