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다양한 이유로 교회를 찾은 새신자의 정착 비율은 대체로 낮다. 많은 고민 과 수소문 끝에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신자 정착에 공을 들인 끝에 30%도 안 되는 정착률을 80%대까지 끌어올린 교회가 있다. 경기도 부천 순복음중동교회(김경문 목사) 얘기다.
김경문 이수진 목사 부부는 새신자 정착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새신자 교육을 받는 이들 10명 가운데 정착하는 새신자는 2, 3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김 목사 부부는 새신자를 대하는 방법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10여년 전쯤이다.
변화의 첫걸음은 용어를 바꾸는 데서 시작됐다. 교회 공동체는 ‘새신자’에서 ‘새가족’으로, ‘교육’이 아닌 ‘친목’ ‘교제’ 등으로 바꿔 불렀다. 교회에 처음 온 이들을 모두 가족처럼 대하겠다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교회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데 꽤 효과적이었다.
9일 부천의 교회에서 만난 이 목사는 “새신자를 가족처럼 극진하게 섬기고 꾸준한 교류를 이어나가며 친밀도를 쌓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바나바 제도’로 일컬어지는 친밀한 관계맺기 또한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새가족실 실장을 맡고 있는 이 목사는 “성경 인물 바나바가 회심한 사울을 예루살렘교회에 잘 정착하도록 도운 것에 착안해 새신자 정착을 돕는 바나바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도는 새가족실 봉사자들이 새신자의 안정적인 교회 정착을 위해 한 달 동안 전화나 카카오톡 등으로 상담하고 기도하며 일대일 교류로 관계를 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회는 매년 두 차례 수료자를 대상으로 ‘새가족 초청 환영회’를 연다. 이때 새가족의 머리에 화관을 씌워주고 음식으로 교제를 나눈다. 한 달 동안 보듬어준 ‘바나바’들은 새가족을 위해 축복 기도를 해준다.
이 같은 새가족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이 목사는 “교육 중 다른 새신자를 데려와 함께 교육을 받는 일도 있고, 새신자로 들어와 바나바로 교회에 정착한 사례도 여럿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시도로 이전까지 28%선이었던 이 교회의 평균 새신자 정착률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춤했다가 82%(2022년 기준)까지 치솟았다. 새신자 10명 중 8명 정도가 교회 공동체 일원이 되는 것이다.
2016년 교회 새신자로 등록했다가 바나바로 새신자 정착을 돕고 있는 김민정(40)씨는 “교회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여러 상처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사랑으로 품고 섬겨준 여러 바나바 덕분에 많이 회복됐다”며 “나 또한 그 사랑을 갚고자 섬김 사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