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네가 어디 있느냐

입력 2023-11-10 03:08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하나님께서 끊임없이 우리에게 던지시는 질문은 ‘네가 어디 있느냐’라는 질문입니다. 이 물음은 우리가 어떤 장소에 있느냐가 아니라 ‘하나님과 우리 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어떤 위치에 서 있는가’를 물으시는 질문입니다.

성경 말씀에 보면 하나님께서 “네가 어디 있느냐”라고 물으실 때 그에 대한 반응은 “내가 여기 있나이다”라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반응과 “내가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라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반응으로 나눠집니다.

여기서 “내가 여기 있나이다”라는 대답은 하나님 앞에 정결하고 깨끗한 심령으로 서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대답이고, “내가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라는 대답은 하나님 앞에 떳떳하지 못했을 때 하는 대답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좋든 싫든 두 가지 중 한 가지 대답을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성경의 인물들은 ‘네가 어디 있느냐’라는 하나님의 물으심에 어떻게 대답했는지 알아봅시다.

첫째 ‘내가 여기 있나이다’라고 응답한 경우입니다. 사무엘상 3장 4절 말씀에 “여호와께서 사무엘을 부르시는지라 그가 대답하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이후 사무엘은 재빨리 엘리 제사장에게 달려가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저를 부르셨습니까”라고 묻습니다.

이런 일이 세 번이나 계속되자 엘리 제사장은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부르시는 것을 알고 “가서 누웠다가 하나님께서 너를 부르시거든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라고 말하라고 조언합니다.

이 말을 듣고 사무엘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 누워있을 때 하나님께서 다시 사무엘을 부르십니다. “여호와께서 임하여 서서 전과 같이 사무엘아 사무엘아 부르시는지라 사무엘이 이르되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삼상3:10) 사무엘은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하나님 앞에 정결하고 거리낄 것 없이 서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내가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라고 응답한 경우입니다. 창세기 2장 16~17절에서 하나님은 아담에게 “너는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를 마음대로 먹어라. 그러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만은 먹지 마라. 만약 그 나무의 열매를 먹으면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 중 6절에 보면 아담이 하나님 말씀을 어기고 선악과를 먹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악과를 먹은 후 죄의 눈이 밝아지자 두려워 숨게 됩니다. 바로 이때 하나님께서 아담을 부르시면서 “네가 어디 있느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아담이 범죄한 것에 대해 상한 심령으로 애통해하며, 회개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오기를 간절히 원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담은 “이르되 내가 동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창 3:10)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물질적인 욕심과 성적인 타락에 빠진 성도와 주의 종이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정치에 빠져 정신이 없고 세상 인기에 취해 비틀거리고 있는 목회자에게 ‘네가 어디 있느냐’고 묻고 계십니다. 우리는 이 물음에 “주님,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장인기 광주 생명나무교회 목사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재직하던 중 늦게 신학을 공부한 후 명예퇴직을 하고 2006년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13년간 사역한 후 네팔 선교사로 활동했습니다. 지금은 광주광역시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소속 생명나무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