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8일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조희대(66·사법연수원 13기) 전 대법관을 지명했다. 이균용(61·16기) 전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지 33일 만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조 후보자는 27년 동안 전국 각지 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하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대법관으로 봉직했다”며 “원칙론자로 정평이 날 정도로 법과 원칙이 바로 선,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력을 보여 왔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김 실장은 또 “조 후보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권리 보호에 앞장서 왔다”며 “특히 대법관 퇴임 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서 연구 및 후학 양성만 신경 써 왔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특히 “이러한 점에서 조 후보자는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해 사법 신뢰를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오래되면 안 되니까 국회를 통과하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조 후보자가) 국회에서도 야당에서도 큰 문제 없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 후보자가) 대법관을 지낸 뒤 고소득이 가능한 변호사로 일하지 않고 대학원에서 후학 양성에 힘썼다”며 “충분히 통과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조 후보자가 나이 때문에 6년 임기를 채우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지명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과거에도 (임기를) 다 채우지 않은 분이 세 분 정도 있었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57년 6월생으로 대법원장에 취임하더라도 3년6개월여 이후인 2027년 6월 정년(70세)을 맞는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퇴임 전 대법원장을 한 차례 더 지명하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한번 짚어 보겠다”면서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경북 경주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6년 법관에 임용됐다. 대법관 시절 보수 성향의 소수의견을 다수 남겼다. 2020년 3월 대법관 퇴임 당시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며 이례적으로 퇴임식을 열지 않았다. 조 후보자는 지명 직후 통화에서 “제 생각은 대법관 취임사로 다 말씀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그러면서 “현 단계에서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 “인사청문회 준비에 매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원 정현수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