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과의 만남은 그 사람의 삶 전체와의 만남이기에 소중합니다. 살아오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과의 만남을 경험했지만 기억에 남고 추억하고 싶은 만남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행복이요 축복입니다.
책에는 10년 전 하늘나라로 간 백경홍 목사와의 추억이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그와의 추억을 영원한 이야기로 남기고 싶은 저의 마음이 글로 표현된 것입니다.
백 목사는 광주기독병원 원목을 거쳐 광주제일교회 15대 담임목사로 사역했고, 저는 14대 전임 목사였습니다. 그가 떠난 지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전임 목회자로서 후임 목회자를 추모하고 싶었습니다. 그를 위해 글을 쓰고 시를 다듬고 노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1985년 제가 독일 뮌스터에서 백 목사를 만났을 때부터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했던 순간들을 모아 책을 썼습니다. 제1부의 글 ‘여전한 미소’는 저와 백 목사의 추억을 바탕으로 90%의 사실과 10%의 각색을 통해 소설 형식을 빌려 대화로 풀어갔습니다.
이야기 속에는 칼 바르트, 한스 큉, 알베르트 슈바이처, 프란치스코의 신학과 신앙의 모습이 소개돼 있습니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같은 음악가들의 삶을 신학적으로 조명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책 전체에 흐르는 주제는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자유와 평화를 누리는 것이 신앙인의 삶이고 이 자유와 평화의 열매는 진리를 위한 열정이라는 것입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진리 안에서 자유로운 자이고 예수님의 지상명령인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 안에서 내면의 평화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나 자연, 우주 만물 안에서 평화를 이루어 나가는 자들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유와 평화를 얻은 사람은 열정을 가지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는 자들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이런 이야기를 통하여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함께 고민하며 해답을 찾아보는 시도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국의 교회가 진리 안에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공동체가 될 것인가의 문제부터 한국교회에 자유와 평화가 존재하는가의 문제, 그리고 진리를 위한 열정이 있는가의 문제를 대화식으로 풀어나갔습니다.
이 책이 한국교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데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