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구를 찾아 “우리 정부가 건전재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민들을 위해 쓰는 것은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경북 안동 방문 이후 11일 만이다. 대구를 방문한 것은 7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이 대구를 찾은 것은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 등 수도권 이슈가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TK 홀대론’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은 대구 칠성종합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오찬을 갖고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시장에서 상인분들과 악수하다 보니 손이 찬 분이 많아서 안타까웠다”며 “상인 여러분이 혼자 고생한다는 생각이 안 들도록 따뜻한 정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 채소가게에 들러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 파시는 분들은 좀 나을지 모르지만 소비자들은 또 어려움이 많지 않겠냐”며 “그래서 가급적 가격을 안정시키려 한다”고 물가 관리 의지를 밝혔다.
대구 전통시장 방문은 민생 행보의 연장선상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최근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이번 방문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 텃밭인 TK 민심을 다지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윤 대통령은 시장 방문 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해 “지난 4월 서문시장을 방문한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이곳 대구에 왔다”면서 “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대구 달성군 사저를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1시간가량 환담을 나눴다. 지난달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만난 이후 12일 만의 재회다.
박 전 대통령은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나와 윤 대통령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환담 중에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창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다”며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며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까 (박정희 대통령이)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사저의 정원 등 가벼운 주제부터 시작해 박근혜정부 시절 정상외교 활동, 최근 수소차 관련 산업 동향 등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대구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김건희 여사는 전남 순천·고흥을 방문해 호남 민심을 챙겼다.
김 여사는 순천 전통시장인 아랫장을 방문해 서대와 민어·시래기 등을 구입하며 상인들을 격려했다. 이어 고흥군의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해 한센인을 위로하고,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 여사는 최근 동물보호, 문화·예술, 사회적 약자 돌봄 등 분야를 중심으로 공개 일정을 늘려가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챙기지 못하는 일정을 김 여사가 대신 챙기고 있다”며 “김 여사가 다녀간 뒤 현장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