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을 추후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관련 기술 탑재를 서두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정보기술(IT)·가전 기업들은 속속 AI 적용 기기 출시를 공식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4를 공개한다. 이 제품엔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텍스트를 이미지로 바꿔주는 기능을 담은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내부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한다. 기기가 수집한 정보를 외부 클라우드로 전송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처리 속도가 빠르다. 게다가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시간 작업이 가능하다.
앞서 구글은 지난달 4일 ‘메이드 바이 구글’ 행사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픽셀8을 공개했다. 이 제품엔 구글의 AI 챗봇 ‘바드’가 적용된 ‘구글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 등 생성형 AI 서비스가 탑재됐다. 애플도 이르면 내년 ‘애플 GPT’를 자사 제품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들이 AI 기기 출시를 서두르는 건 디스플레이와 카메라의 혁신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AI 서비스를 수년간 지속된 스마트폰 시장 부진의 돌파구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주요 기업들은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적용한 노트북 신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6년에는 온디바이스 AI 적용 노트북 비중이 전체 노트북의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서버를 이용하지 않고 자체적인 AI를 활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가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기존 IT 기기의 교체 수요를 이끌어낼 뿐 아니라 전반적인 반도체 컨텐츠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