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7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 통신사는 호실적에도 마냥 웃고 있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과 5세대(5G) 가입자 성장 폭 둔화 속에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5811억원, 영업이익 2543억원을 올렸다고 7일 공시했다. KT도 이날 3분기 매출 6조6974억원, 영업이익 32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두 통신사 모두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LG유플러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8%, KT는 28.9%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전력료 인상에 따른 기타비용 상승이 실적 악화 원인으로 꼽힌다. KT의 경우 보통 4분기에 반영됐던 임금단체협상 결과가 조기에 반영되고, 4분기에 집중됐던 콘텐츠 소싱 비용이 3~4분기에 나눠 반영된 영향이 컸다.
SK텔레콤은 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48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5G 가입자 증가가 탄탄한 실적의 배경이 됐다. 고가 요금제를 이용하는 5G 가입자들이 늘면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한다. 마케팅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효과도 있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5G 가입자 증가 폭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 중 이통 3사의 5G 가입자 비중은 지난해 1월 43.7%였다. 매달 전달 대비 1% 포인트씩 늘면서 지난 2월엔 60.1%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는 증가 폭이 0%대로 떨어졌다. 가입자 수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해 3사의 5G 가입자는 매달 50만~70만명대 증가 폭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2월을 제외한 1·3·4월 증가 폭이 40만명대로 축소됐다.
정치권의 압박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초 “국민의 통신 요금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고 밝힌 뒤 정부와 여당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통 3사를 향한 통신비·단말기 가격 인하 요구가 수차례 등장했다. 정부는 5G 전용 단말에서도 LTE 요금제를 허용하는 ‘통합요금제’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과기정통부도 지난 6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발표 당시 특정 요금제에서만 특정 단말을 가입할 수 있도록 제한한 기존 규제를 풀겠다고 밝혔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5G 서비스도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높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낮은 상황”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당 공약으로 통신비 규제 리스크도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