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아파트 경매물, 4채중 1채만 새 주인 찾았다

입력 2023-11-08 04:07
연합뉴스

고금리 여파 등으로 전국에서 아파트 경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은 7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아파트 경매가 진행됐지만 이 중 새 주인을 찾은 경우는 4채 중 1채 정도에 불과했다. 매수세가 붙지 않았다는 얘기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7일 발표한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전월(216건)보다 10.2% 늘어난 238건으로 2016년 5월 291건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4건 중 약 1건꼴인 26.5%로 전월 31.5%보다 5.0%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6월 28.3%에서 7월 37.9%로 올라선 지 석 달 만에 다시 20%대로 내려앉았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가 7월 160건에서 매달 늘어 지난달 238건까지 48.8% 증가하는 동안 낙찰률은 매달 하락하며 석 달간 11.4%포인트 떨어졌다.


지지옥션은 “고금리 여파로 신규 경매가 늘고, 선호도 낮은 단지가 거듭 유찰되면서 진행건수 증가와 낙찰률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달 평균 응찰자 수는 5.8명으로 전월 6.6명보다 0.7명 줄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낙찰가율)은 지난달 86.7%로 전월 85.2%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여의도와 압구정 등 토지거래 허가구역 내 재건축 단지가 낙찰가율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629건으로 2020년 11월 3593건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전월 2091건보다는 25.7% 늘었다. 같은 기간 낙찰률은 34.9%에서 39.8%로 4.9%포인트 올랐다. 강원과 전북 지역 법인 소유 아파트 수십 채가 저가에 낙찰되며 낙찰률이 반등했다. 낙찰가율은 84.1%로 전월(83.5%)보다 소폭 올랐다. 평균 응찰자 수는 이 기간 8.3명에서 6.3명으로 31.7%(2.0명) 줄었다.

지난달 경기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592건으로 2015년 6월 652건 다음으로 많았다. 낙찰률은 39.5%로 전월(43.4%)보다 3.9%포인트 하락했다. 인천은 송도신도시 아파트 강세로 낙찰가율(82.1%)이 올해 처음으로 80%대를 회복했다.

지방 5대 광역시 중 지난달 낙찰가율이 오른 지역은 대구뿐이다. 전월 81.0%에서 86.1%로 5.1%포인트 오르며 지난해 4월 91.9%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대전(84.6%)은 전월 대비 비교적 큰 폭인 3.7%포인트 떨어졌다. 광주(85.5%) 부산(78.5%) 울산(83.3%)은 1.2%포인트, 1.0%포인트, 0.6%포인트 하락했다.

강원 아파트 낙찰가율은 9월 76.2%에서 지난달 86.4%로 10.2%포인트 상승했다. 충남(81.6%)은 같은 기간 2.1%포인트 오르며 올해 최고 기록을 세웠다. 경남(76.6%)과 전북(81.0%)은 각각 4.5%포인트, 4.0%포인트 하락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