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재판 출석한 트럼프, 판사와 설전

입력 2023-11-08 04:08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민사 재판에 출석해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가족 기업의 자산가치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민사 재판에 출석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그는 제기된 의혹을 ‘마녀사냥’ ‘선거개입’ ‘사기’라고 규정했지만, 과거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 자신이 일부 개입했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향해 “정치적 마녀사냥을 저지른 것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을 맡은 아서 엔고론 판사에 대해서도 “매우 불공정한 재판이다. 사기는 내가 아니라 법원에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럼프그룹의 은행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빌딩, 골프장 등 부동산 가치를 2011~2021년 사이 최대 36억 달러(4조7160억원) 부풀렸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성추문 입막음 등과 관련해 진행 중인 형사재판 4건과는 별개의 민사 사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사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데 직접 관여했는지를 묻는 검찰 측 추궁에 “어떤 경우에는 몇 가지 제안을 하기도 했다”며 일부 시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재무제표에 기록된 면책 조항을 언급하며 “우리는 뉴욕주 검찰총장으로부터 소송당하지 않아도 된다”고 항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서 자중을 촉구하는 엔고론 판사와 여러 차례 충돌했다. 그의 재판 태도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호전적이고 뻔뻔스러웠으며 뉘우치지 않고 장황한 말만 늘어놓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증인선서를 강요하는 건 과장과 거짓을 일삼는 그의 성향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