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형제, 합병 앞두고 ‘역대 최대 매출’

입력 2023-11-08 04:03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나란히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양사는 연내 합병을 통해 고성장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723억원과 영업이익 2676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25.2% 증가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로, 금융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이런 호실적 배경으로는 주력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빠른 성장세가 꼽힌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가 견고한 점유율을 이어갔고 피하주사형인 램시마SC 등 차세대 품목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 다국적 제약 기업인 테바의 의약품 위탁생산(CMO) 매출 약 600억원도 이번 실적에 더해졌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유럽 주요 5개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에서 램시마와 램시마SC의 합산 점유율은 69.8%에 달했다.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으로 허가받기도 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출원된 특허가 확보될 경우 2040년까지 경쟁 없는 신약으로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셀트리온과 합병 예정인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이날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476억원, 영업이익 5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30.3% 줄었지만, 매출이 30.5% 늘었다. 매출의 경우 역대 분기 최대 규모로, 연내 2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모든 주력 제품의 글로벌 처방이 견고한 가운데 북미 지역에서 램시마와 트룩시마 판매가 늘었다”며 “유럽에서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 등 수익성 높은 후속 제품의 처방도 확대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하는 형태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3일 주주총회에서 주주와 투자자 동의를 거쳐 연내 합병을 마무리 짓기로 확정했다. 이들은 합병 기대효과로 매출 원가율 개선과 투자 여력 확대 등을 꼽고 있다. 이후 내년 셀트리온제약과도 합병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한 뒤 ‘한국형 빅파마(Big Pharma·세계적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연내 합병이 마무리되면 통합 셀트리온은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는 만큼, 2030년까지 12조원 매출 달성이라는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