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 언제쯤 다시 기지개 켤까?

입력 2023-11-08 04:02
게임 산업은 언제쯤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까. 경제 침체 여파로 향후 몇 년간은 가시밭길이 예고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캐시 카우 다각화에 성공한 몇몇 게임사는 올해 실적 신기록을 기정사실화하는 등 좋은 의미의 ‘역주행’ 행보를 하고 있다. 게임사 본연 업무인 게임 개발이 더욱 부각되는 분위기다.

최근 거시 경제 상황은 몹시 불안하다. 고강도 고금리 정책이 세계적인 추세인 상황에서 기축통화국인 미국 외 국가들은 깊은 침체의 골을 경험하고 있다. 게임계도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게임 산업은 경제 상황을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 설령 경제가 다시 회복 조짐을 보이더라도 곧장 업황이 나아지진 않는다는 의미다. 더구나 고금리 정책에도 좀처럼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서 여가 소비 성향이 짙은 게임 산업에 지갑을 닫는 분위기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매크로 위기와 무관하게 승승장구하는 게임사들이 있다. 여러 게임을 동시다발적으로 성공시켜 캐시 카우 다각화에 성공한 곳이다. 게임을 잘 만들면 외적인 위기를 넘길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지난해까지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하게 가지를 뻗었던 게임 산업계가 근래 다시금 게임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선택과 집중에 나선 이유다.

국내 게임 산업계 대장격인 넥슨의 고공행진이 특히 눈에 띈다.

출시작과 기존작 모두가 잘되는 호황기를 누리며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프라시아 전기’가 국내 PC, 모바일 플랫폼에서 크게 흥행한 데 이어 해양 어드벤처라는 독특한 장르의 ‘데이브 더 다이버’와 1인칭 슈팅(FPS) 장르의 새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더 파이널스’가 출시 후 잇달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했다.

십수년 이상 된 ‘던전 앤 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도 여전히 건재하다. 이에 더해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 ‘블루 아카이브’까지 대박을 터뜨리며 넥슨의 주 수입원은 두 손으로 세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넥슨은 9일 3분기 실적 발표를 할 예정이다. 상반기 매출 2조원을 훌쩍 넘은 넥슨은 근래 합세한 흥행작들을 등에 업고 사상 첫 연간 4조 매출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일게이트 또한 역대 최고 매출 달성이 가시권이다.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흥행 중인 가운데 이 게임의 모바일 버전이 현지에서 PC 매출을 뛰어넘었다는 증권가 보고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로스트아크’가 국내에 이어 중국에서도 크게 흥행하는 가운데 장수 게임 ‘에픽세븐’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유망한 지식재산권(IP)을 다양한 갈래로 활용하는 사업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