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군’ 유정복의 직격탄 “김포, 서울 편입은 허상 정치쇼”

입력 2023-11-07 04:06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사진) 인천시장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과 관련해 6일 ‘허상’ ‘정치 쇼’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쓰레기 매립지를 둘러싼 갈등, 논의 과정에서의 소외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 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주장은 제대로 검토도 안 됐고, 국민적 공감대도 없는 정치공학적인 포퓰리즘일 뿐”이라며 “실현 가능성 없는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정치 쇼’는 멈춰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 시장은 특히 “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신중한 검토나 공론화 없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이슈화하는 것은 국민 혼란만 초래하는 무책임한 일”이라며 “‘국가 대개조’라고 표현될 정도의 중차대한 사안인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선거 포퓰리즘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더 나아가 실현 가능성도 없다고 단언했다. 유 시장은 “국회에서 의원입법을 통해 법률 개정을 추진하는 것 또한 소수 여당이 단독으로 관철시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없다”고 설명했다.

유 시장은 마지막으로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구상은 실현 불가능한 허상이다. 선거를 앞두고 법적 근거나 현실적인 검토 없이 국회 만능주의에 입각한 무책임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유 시장이 당이 추진 중인 ‘메가 서울’을 극력 반대하는 이유는 쓰레기 매립지를 둘러싼 갈등이 주원인으로 보인다. 실제 인천시는 김포시가 수도권매립지 4매립장을 서울 편입을 위한 ‘카드’로 쓰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다. 고주룡 인천시 대변인은 “수도권매립지, 지하철 문제 등은 인천시와도 관련이 있다”며 “해당 내용은 정치프레임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메가 서울’ 추진과 관련해 인천만 소외됐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과 김포는 과거 통합 논의가 있었고, 현재도 일부 지역은 생활권이 겹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김병수 김포시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 이슈가 나온 이후 두 시장 간의 첫 만남이다. 이날 면담에서 서울시와 김포시는 ‘김포시 서울 편입 공동연구반’을 구성해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윤웅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김병수 김포시장과 만남을 가졌다. 서울과 김포는 편입 효과와 영향을 심층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김포시 서울 편입 공동연구반’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별개로 서울시는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동일 생활권 삶의 질 향상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김포를 비롯한 주변 도시 편입 등에 대한 통합적인 연구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약 40분간 면담을 마치고 나온 김 시장은 면담 결과에 대해 “일단 굉장히 만족한다”며 “공동연구반을 구성해서 구체적으로 세밀한 부분을 짚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도 “여러 가지 장단점을 분석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논의한 것을 바탕으로 추후에 진전된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특히 구리시에서도 연락이 있어서 조만간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유 시장이 선거와 상관없이 자신의 소신을 얘기한 것으로 같은 생각”이라며 “옳은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오 시장은 신중할 수밖에 더 있겠나”며 “분명한 것은 국가 전체 차원에서 국토균형발전, 지방자치, 지방분권 측면에서 크게 생각하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인천=박재구 기자, 김이현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