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교회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알아야 성경 본문을 오해 없이 이해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현대인에게 익숙한 문맥보다 성경이 쓰인 당시의 문화적 배경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국내외 신학자들은 성경 속 사람들이 살았던 세계관으로 성경을 보라고 주문했다.
“바울의 편지를 받은 사람들이 살았던 세계로 들어가야 합니다. 성경 본문이 자신의 세계에서 자기 목소리로 말하는 바를 들을 때 비로소 성경 말씀의 진짜 의미를 알아챌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드실바 미국 애슐랜드신학교 교수는 6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에서 “우리의 사회문화적 지식을 앞세우면 성경 맥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이날 ‘초기 교회의 사회문화적 맥락과 선교’를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는 미셔널신학연구소(이사장 송태근 목사)가 주최했다. 강사로는 드실바 교수와 김규섭 아신대 교수가 초청됐다.
초기 교회의 맥락을 따라 성경을 다시 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성경은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엡 5:22)고 밝히고 있다. 성경이 가부장제를 옹호한다는 오해로 이어지는 구절이다. 드실바 교수는 “성경은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갈 3:28)라고 한다”며 “바울은 오히려 시리아 안디옥에서 갈라디아에 이르기까지 사람들 간 상대적 지위를 허물자고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강의에서 김 교수는 선교적 성경 읽기를 강조했다. ‘고린도전서에 나타난 바울의 수사적 전략과 공간 이해’란 주제로 발표한 그는 “당시 예루살렘 성전을 잘 몰랐을 고린도 교인들에게 바울이 왜 성전이란 생경한 개념을 알렸는지 고려해야 한다”며 “바울은 성전을 강조하면서 고린도 교인들에게 교회 중심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린도전서는 초기 교인들이 신전에서 교회 공동체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준다”며 “교회가 선교적 공동체로서 세상과 어떻게 구별돼야 할지 고민하면서 고린도전서를 읽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