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처음 입도한 조상에 관한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진다.
제주도는 제주학연구센터와 함께 제주 입도 조상 현황 조사를 추진해 연내 1차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족보 등 기록물을 통해 파시조(派始祖)가 구분되는 800여개 본관별 성씨 가운데 16세기 조선시대 전후 제주에 들어온 기록이 있는 112개 성씨다.
이번 조사에선 대상 성씨에 대해 인구 통계 분석과 전근대 문헌사료 조사를 진행한다. 종친회·문중회를 통해 족보 등 기록자료를 수집하고, 묘역에 대한 현장 조사도 병행한다.
올해는 남평 문씨 등 59개 성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특정 마을에서 여러 대에 걸쳐 살아오고 있는 성씨 기록과 남평 문씨 남제공파, 김해 김씨 좌정승공파 등 12개 종친회·문중회 족보, 회지 자료를 확보했다. 내년에는 인동 장씨 등 53개 성씨 조사를 추진해 각각 보고서를 발간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제주에는 총 2086개 성씨가 있다. 그동안 입도 조상 조사는 대부분 2000년 이전에 발간된 문헌자료에 의존하거나 개별 성씨에 대한 부분적인 연구만 이뤄졌다. 제주의 성씨 중 청주 좌씨는 1273년 원나라 조정이 제주에 파견한 목마장 감목관 좌형소를 조상으로 한다. 청주는 중국 칭저우다. 당시 좌형소가 제주에 정착해 뿌리를 내리면서 청주 좌씨는 2015년 현재 제주에 1914명이 살고 있다.
제주도는 오랫동안 육지와 단절된 지역이었던 만큼 새로운 성씨의 입도가 전쟁이나 조정의 난 등과 관련된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을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 제주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성두 제주도 문화정책과장은 “산재된 제주 입도 조상의 유·무형 자료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미래 제주가치를 창출할 역사문화의 보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