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내 무릎”… ‘반월상 연골판’ 파열 환자 3년간 평균 17만명 육박

입력 2023-11-07 04:03
유건웅 정형외과 전문의가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무릎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바른세상병원 제공

무릎뼈 사이에 쿠션 역할을 하는 ‘반월상 연골판(반달 모양 물렁뼈)’이 파열돼 병원을 찾은 사람이 최근 3년간 평균 16만8000여명에 달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9~2021년 자료). 20·30대인 경우 스포츠 활동을 하다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점프 등 무릎에 충격이 심한 동작으로 인해 연골판이 한 번에 찢어지는 경우가 많다. 40~60대 중년층은 작은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연골판이 조금씩 닳다가 손상된다. 10~30대는 남성 환자가 많고 40대 이후부터는 여성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유건웅(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은 6일 “젊은 층은 축구 농구 테니스 등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남성 환자가 주를 이루고 전방십자인대파열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중년 이후 여성은 퇴행성 파열이 많은데, 여성 호르몬의 변화로 연골이나 연골판이 약해지면서 별다른 외상 없이 일상생활 중에도 쉽게 파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퇴행성 파열일 경우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면 무릎이 붓고 관절 주변을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 특히 평지를 걸을 때는 괜찮지만 계단을 내려가는 것이 불편해지며 무릎을 구부리기가 어렵다. 파열된 연골 조각이 뼈 사이에 낄 경우 극심한 통증과 함께 무릎이 잘 펴지지 않는 ‘잠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젊은 층은 파열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보존적 치료로 해결할 수 있으나 파열된 연골 조각이 추가로 손상될 가능성이 있을 경우 관절 내시경으로 파열된 부분을 봉합하거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 치료를 해야 한다. 중년층은 수술보다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연골판을 절제할 경우 퇴행성관절염을 가속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유 원장은 “가사 노동을 많이 하는 주부들은 특별한 외상 없이 무릎이 자주 붓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쪼그려 앉기가 힘들다면 반월상 연골판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반달 모양이 아닌, ‘원판형 연골판’을 갖고 태어난 이들도 작은 충격에 쉽게 손상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 반월상 연골판은 C자 모양인데, 원판형 연골판은 가운데 구멍이 없이 둥근 모양이다. 한국인 10명 중 1명(10.6%)이 이런 기형 연골판을 갖고 있다.

유 원장은 “기형인 경우 정상인보다 연골판이 더 넓게 퍼져 있어 외상에 의해 쉽게 찢어지거나 파열 범위가 광범위할 수 있다”면서 “무릎에 뚝뚝 소리가 반복되거나 불안정한 느낌, 통증 등 이상이 있다면 반월상 연골판 기형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판형 연골판의 증상은 청소년기에 처음 나타나고 성장통으로 오해돼 치료 없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나이 어릴수록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