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용 아니면 김기현·조경태 김포서 우리와 한판 붙자”

입력 2023-11-06 04:07
경기도 김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의 김주영(김포갑)·박상혁(김포을) 의원이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의 서울 편입’ 구상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김포의 한 도로에 국민의힘이 내건 ‘김포의 서울 편입 당론 추진’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병주 기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 김포 지역구 의원들이 5일 김포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울산 남을)와 관련 특위 위원장인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을 향해 “내년 총선에 김포로 출마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 김주영(김포갑)·박상혁(김포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와 조 위원장의 말이 허풍이 아니라면, 선거가 장난이 아니라면 김포에서 화끈하게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고 주장했다. 두 의원은 김 대표가 지난달 30일 김포의 서울 편입 구상을 처음 제기한 뒤 6일 만에 첫 입장을 냈다.

두 의원은 김포의 서울 편입 구상을 ‘총선용 졸속안’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면 김포의 특례시 권한은 서울시 산하 1개 자치구 수준으로 축소돼 도시계획 권한을 잃는다”며 “예산도 수천억원 줄고 시민이 부담할 세금은 올라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포 전역이 과밀억제권역에 들어가 규제는 더 강화되고 8000여개의 김포 뿌리 기업들은 기업 활동에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김포는 이런 수많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아이들이 누리던 도농복합도시의 농어촌특례 입학도 불가능하게 된다”면서 “이런 수많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므로 사전에 충분한 숙의로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또 김포시민에게 필요한 건 서울 편입보다 교통 문제 해결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수년째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더니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겠다고 한다”며 “중요한 것은 교통이 먼저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단 이후 접경지역으로 불이익을 받아온 김포 북부 지역까지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을 조속히 연장 확정하고,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야 한다”고 국민의힘에 역제안했다.

두 의원은 특히 기피시설의 김포 입주에 대한 우려를 부각했다. 이들은 “쓰레기매립장, 다른 지역 소각장과 같은 서울의 기피시설은 김포에 (들여선) 절대 안 된다”며 “응당 서울시의 기피시설은 김포로 이전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후 “절대로 ‘무늬만 서울’이 된다거나 서울의 모든 기피시설을 김포로 이전시키는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김포의 서울 편입 구상과 관련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참패한 국민의힘이 총선용으로 던질 사안이 아니었다”면서 “그런데도 김포가 명품 자족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면 열려 있는 자세로 시민들과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