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가들은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투자 혹한기’라고 평가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스타트업 투자 전반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 실감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창업가들은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고 내다보고 있다.
5일 스타트업 민관 협력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창업가들이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를 매긴 점수는 46.5점이었다. 지난해 53.7점에 비해 7.2점 떨어졌다. 하락의 원인으로는 ‘투자 혹한기’가 꼽힌다. 특히 투자 위축과 경기 침체 때문에 지난해보다 악화한 상황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3.5%는 “투자·시장 상황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내년도 전망도 밝지 않다. 창업가의 45.0%가 내년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올해와 비교해 변화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돌파구는 마련해야 한다.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나름의 타개책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매출 다각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54.0%)고 했고, “흑자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51.0%)고도 했다. 정부의 스타트업에 대한 역할 평가는 52.5점으로 지난해 62.1점보다 9.6점 감소했다. 창업자들은 시급한 개선 과제로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29.5%), ‘각종 규제 완화’(25.0%), ‘인수합병(M&A) 및 IPO 활성화 지원’(10.0%) 등을 꼽았다.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7% 포인트 증가했다.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번 설문에서 창업가의 22.5%는 현재 해외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48.5%는 해외 진출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해외 지역으로는 동남아시아(56.5%), 북미권(51.9%), 일본(39.0%), 유럽(31.8%) 순이었다.
오픈서베이와 함께한 이번 조사는 창업자 200명, 스타트업 재직자 250명, 대기업 재직자 250명, 취업준비생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가 많이 경직되어 있지만, 스타트업 스스로 매출 다각화나 흑자 사업에 초점을 맞춰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