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용산의 삼일교회(송태근 목사)는 청년 취업 특강을 마련했다. 교회 안팎의 전문가들을 강사로 내세워 청년들의 취업 준비 요령을 자세하게 안내했다. 취업 컨설턴트인 김도윤(46·삼일교회) 집사는 청년들에게 기도와 더불어 실질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성과·장기근속·팀플레이 역량을 보여줘야 뽑힙니다.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증도 전부 따는 게 유리해요. 혹여 기독교인으로서 경쟁자에게 미안한가요. 그럼 불합격자가 ‘당신은 붙을 만했다’고 인정할 정도로 준비하세요.”
취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비결도 제시됐다. 김 집사는 “가고 싶은 기업 홈페이지에 들어가 색깔이나 크기 등으로 강조된 단어를 전부 엑셀로 정리하라”며 “자신의 역량과 중첩되는 키워드에 경험을 불어넣어 서류와 면접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3시간 동안 쉼 없이 강의를 들은 청년들은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강씨는 “서류에서 번번이 미끄러진 이유를 이제야 이해했다”며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다시 쓰겠다”고 했다. 임지희(가명·33)씨 역시 “성공 경험을 의미 없이 나열하기보단 직무 관련 사례를 중심으로 더 구체적으로 서류를 준비해야겠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어려운 취업 사정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9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 9월 기준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새 8만9000명 줄었다.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쉬었다’고 답한 청년은 37만3000명으로 50대 미만 연령층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들이 청년 구직자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다양한 인재풀을 형성하고 있는 중대형 교회들이 이른바 ‘재능기부형’ 취업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는 지난 6월 ‘기대나무’ 팀을 꾸리고 자립준비청년 100여명의 취업을 독려하고 있다. 희망직종 멘토를 연결한 뒤 비전을 심어주는 식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주기적으로 취업박람회를 열어 청년과 기업을 잇고 있다. 지난 4월 개최된 박람회엔 40여 기업을 비롯해 취업 전문 컨설턴트들이 참여해 청년들의 구직활동을 지원했다.
글·사진=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