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사진)가 신곡 ‘나우 앤드 덴’을 27년 만에 공개했다. 세상을 떠난 존 레넌의 목소리는 인공지능(AI)을 통해 복원됐다.
‘나우 앤드 덴’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조회수 약 2000만 건 가량을 기록하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 출신 리암 갤러거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성경에 나올 법한 천상의 감동과 가슴 벅찬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비틀스 만세”라고 소감을 남겼다.
지난 2일 오후 11시에 공개된 이 곡은 비틀스의 모든 멤버가 참여한 마지막 노래로 1996년 발매된 ‘리얼 러브’ 이후 27년만의 신곡이다. 아련한 감성과 풍성한 사운드가 특징인 ‘나우 앤드 덴’은 레넌이 작고 3년 전인 1977년 피아노 반주에 목소리를 얹은 미완성 데모곡이었다. 1970년 비틀스 해체 이후 레넌은 1980년 뉴욕 집 앞에서 열성 팬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레넌의 아내 오노 요코는 1994년 폴 매카트니와 조지 해리슨, 링코 스타 등 나머지 멤버들에게 이 노래가 담긴 데모 테이프를 전달했지만 발매로 이어지지 못했다. 비틀스 멤버들과 프로듀서 제프 린이 연주와 코러스를 녹음해 데모와 함께 믹싱했으나 일부 구간에서 피아노 반주가 레넌의 목소리를 묻어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피터 잭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다큐멘터리 ‘비틀스 : 겟 백’ 제작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오디오 복원 방법을 찾게 되면서 ‘나우 앤드 덴’ 프로젝트가 재개됐다. 선명하게 분리된 레넌의 목소리에 1995년 녹음된 해리슨의 기타 연주, 새로 녹음된 스타의 드럼 연주가 얹어졌다. 매카트니의 베이스, 슬라이드 기타, 피아노 연주와 매카트니와 링고의 코러스도 담겼다.
‘나우 앤드 덴’은 30대에 멈춘 존 레넌의 목소리와 80대가 된 폴 매카트니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뭉클한 감동을 준다. 레넌의 아들 션 레넌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수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모두 함께 비틀스의 노래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정말 큰 감동이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