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민 절규에도 건전재정?… 정부, 가계·기업 고통 너무 몰라”

입력 2023-11-03 04:0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관이 협력해 3조원가량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금리 인하 프로그램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병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경제성장률 3% 달성’을 확실히 추진하겠다”면서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위기 극복방안을 총동원한다면 3% 성장률 회복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확장재정 성장론’을 들고 나왔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건전재정을 강조한 것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금 국민들은 ‘경제 좀 살려 달라’고 절규하는데, 정부는 ‘건전재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면서 “정부가 어떻게 이 정도까지 가계와 기업의 고통에 무감할 수 있는지, 기본적 경제 논리에 무지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특히 소상공인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과 관련해 “민관이 협력해 3조원가량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금리 인하 프로그램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의 경제 처방이 ‘돈 풀기’에만 치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재정 투입을 통해 기술혁신이나 투자·소비 진작을 이끌어내야 경기가 선순환될 수 있다”면서 “자영업자들은 경제적 위기감을 토로하고 있는데, 정부가 현 경제상황을 너무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제를 회복시킬 ‘쌍끌이 엔진’이 필요하다”며 “한 축은 연구기술개발(R&D)·신성장동력 발굴·미래형 SOC(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 다른 한 축은 총수요 부족을 개선하기 위한 소비 진작”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정부는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3일 만에 R&D 예산을 일률적으로 삭감했다”면서 “이번 삭감으로 이미 소요된 R&D 예산은 허공으로 사라지게 된다. 치명적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런 때일수록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혁신이 더욱 중요하다”며 6세대 이동통신·인공위성과 우주기술에 대한 투자, 벤처·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모태펀드 예산 2배 확대, 재생에너지 산업 기반 구축을 위한 ‘미래형 SOC 투자’ 확대 등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또 “경기침체로 어려운 분들은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다”며 특히 민생과 맞닿아 있는 소비 진작 정책들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소득지원과 경제지원 활성화라는 이중 효과가 증명된 지역화폐로 신속히 내수를 회복해야 한다”며 “예산을 증액하고, 중장기적으로 발행과 지원 사항을 의무화해 ‘계속 사업’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가계의 소비 여력을 확대해 내수를 살려야 한다”면서 “1년 한시로 ‘임시 소비세액공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입법은 물론 전세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청년들의 대중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한 ‘청년 3만원 패스’ 도입 등도 제시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제안한 내용들을 내년도 예산안 협상 과정에 포함할 방침이다.

이동환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