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인플레이션 완만·금융 여건 긴축” 발언에… 환호하는 증시

입력 2023-11-03 04:05
사진=AFP연합뉴스

제롬 파월(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발언으로 국내 증시가 반등했다. 물가 상승 정도가 완만해지고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 ‘비둘기파(통화 완화)’적으로 읽힌다는 해석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기대 섞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1% 오른 2343.12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6거래일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등락률로 보면 지난달 11일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4.55% 오른 772.84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14.4원 내린 1342.9원에 마감하면서 큰 낙폭을 보였다.

연준이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시장은 파월 의장의 입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물가 상황에 대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난해 중반 이후 완만해졌다”며 “지난여름 인플레이션 수치가 상당히 양호했다”고 말했다. 그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왔던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7%로,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8~9%에 육박했던 데 비해 안정되는 추세다.

금융 여건 긴축에 대해 언급한 것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춘 발언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최근 지난여름 이후 장기채 수익률 상승이 광범위한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는 데 기여해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도 성명에서 “가계와 기업의 더 긴축된 금융 및 신용 환경은 경제 활동,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금융 긴축이라는 메시지가 포함된 것에 주목하며 12월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 시장도 미 기준금리 인상이 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금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필요성이 낮다는 것을 다양한 논리로 설명했다”며 “10월 CPI는 상승 요인이 적지 않지만, 12월 FOMC 전에 11월 CPI를 확인하므로 시장이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를 한두 번 동결하면 다시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