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뉴타닉스의 기술을 도입해 설계 가상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1일 밝혔다. 그동안 물리적 공간에 설치했던 서버와 설계 시스템을 가상공간에 두고 작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설계 기간이 수개월에서 한 달 내로 짧아진다.
새롭게 적용한 ‘HCI’(하이퍼 커버드 인프라스트럭처)라는 기술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단순화한다. PC와 서버를 사용하기 위한 CPU(중앙처리장치), 메모리, 디스크 같은 컴퓨팅 자원부터 대용량 데이터를 기록하는 저장소(스토리지), 여러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네트워킹까지 하나로 결합해 가상화한다.
지금까지 설계 업무에는 서버 장비 수십여 대가 필요했다. 워크스테이션(고사양 PC)을 비롯한 작업 장비와 각종 소프트웨어는 설계에 투입되는 인원만큼 장만해야 했다. 장비를 빌려 쓰든 사서 쓰든 돈이 들어가는데 설계 가상화 시스템 구축으로 그 비용을 10% 정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시공간적 제약도 줄어든다. 인터넷만 이용할 수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최적화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설계 데이터가 PC에 남는 게 아니라 가상공간에 저장되기 때문에 임의로 반출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보안성도 높아진다. 사업 기간은 크게 단축된다. 설계 가상화 시스템을 활용하면 신규 프로젝트 수주 후 한 달 안에 설계 업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기존에는 설비 구매부터 운반, 설치 등에 수개월이 걸렸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플랜트 사업에서 공기 단축 등의 결과를 끌어내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사로서 입지를 다시 한번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