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방송인 주현영씨를 기용해 에너지 절약 통화연결음 등을 제작하는 데 세금 2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연결음은 산업부 및 산하기관에 전화를 걸었을 때만 들을 수 있고, 관련 영상 조회 수도 수만회에 그쳤다.
산업부는 지난여름을 앞두고 주현영씨를 에너지 절약 홍보 모델로 채택했다. 주씨의 출연료 및 공익광고 영상 2편, 라디오 음원 2편, 통화 연결음 2편 등을 제작하는 비용으로 1억9250만원을 투입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을 호소하기 위한 홍보 활동이었다.
영상과 통화연결음의 주제는 ‘센스’다. 주씨는 영상 등에서 “세상은 센스있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어 “여름철 실내온도를 26도로 유지하고, 사용하지 않는 조명은 끄고, 안 쓰는 플러그를 뽑으면 하루에 1㎾h(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줄일 수 있다”며 “이것이 요즘 시대 에너지 센스”라고 강조한다. 최근엔 겨울철을 앞두고 실내온도 부분만 삭제된 통화연결음이 적용되고 있다.
다만 적지 않은 예산을 들인 에너지 홍보 전략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주씨의 목소리는 지난 6월부터 산업부와 산하 기관 내선 번호로 연락해야만 청취가 가능했다. 다른 부처나 공공기관 내선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주씨 출연 영상은 지난 6월 산업부 유튜브에 올라왔는데 넉 달이 지났지만 조회 수가 5만회에 그친다. 댓글도 1개에 불과하다.
홍보 메시지가 와닿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광고 평론가는 1일 “에너지를 절약하는 게 왜 센스인지 인과 관계가 부족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주씨를 섭외했다”며 “관련 영상은 엘리베이터나 KTX 등 공공장소 곳곳에서 널리 방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