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의 저자 박성현(47) 스플릿인베스트 대표는 70억원 자산을 일군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는 2017년 부동산·주식·달러 투자를 넘나든 끝에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
박 대표가 달러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마르지 않는’ 현금의 필요를 느껴서였다. 그는 1일 “부동산 투자 등으로 순자산은 불었지만 생활비 등 당장 쓸 현금 흐름은 별도로 필요했다”며 “당시 계획돼있던 해외 출장이 취소돼 미리 환전해뒀던 1000만원을 재환전했는데, 그 사이 환율이 올라 우연히 돈을 벌었던 것을 계기로 ‘달러 투자로 돈을 벌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안정적 투자처로 꼽히는 달러 투자는 지금까지 박 대표에게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박 대표는 달러 투자를 ‘세상에서 가장 쉬운 투자’라고 설명한다. 투자를 결심할 때 ‘어디에’ ‘어떻게’가 어려운데, 달러 투자는 이에 대한 고민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달러 투자는 세금이 없고, 거래 비용이 적으며 상장 폐지될 걱정도 없다”며 “상방과 하방이 제한돼 있고 박스권 안에서 움직인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의 달러 투자법은 일정한 범위를 정하고, 그 안에서 분할 매수·분할 매도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를 ‘세븐 스플릿 투자 원칙’으로 명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원·달러 환율 1200원 이하에서 매수하되, 5~10원씩 떨어질 때마다 분할 매수를 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매수한 가격대마다 7번까지 넘버링한 뒤, 마지막에 산 ‘넘버7’에서 수익이 나면 그것만 팔아 차익을 실현한다. 환율이 계속 오르면 그 앞 ‘넘버6’ ‘넘버5’ 순서로 수익을 내고 반대로 환율이 떨어지면 다시 분할매수를 하는 식이다.
박 대표는 환율에 대한 예측은 하지 않는다. 그는 “환율을 예측한다는 건 신의 영역”이라며 “각자 만들어놓은 범위와 틀 안에서 변동성을 이용해 규칙적인 투자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1300원대 원·달러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달러를 이용한 원화 투자를 할 것을 권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원화 가치가 낮아졌다는 의미”라며 “이때는 달러로 원화를 샀다가 원화 가치가 오르면(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를 팔아서 수익을 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