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 앞두고 소주값 인상… 울상 짓는 소상공인

입력 2023-11-01 04:05
사진=뉴시스

소주 ‘참이슬’ 출고 가격이 오른다. 지난 4월 주세 인상 이후에도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으로 가격을 동결해왔으나 비용 압박이 심화하면서 결국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유에 이어 주류 소비가 많아지는 연말을 앞두고 맥주와 소주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식당과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과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는 9일 자정을 기점으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소주류 제품의 출고가격을 6.95% 인상한다고 31일 밝혔다. 360㎖ 병과 1.8ℓ 미만 페트류가 인상 대상이다. 담금주를 포함한 1.8ℓ 이상 페트류 제품, 일품진로 등은 인상에서 제외됐다. 테라, 켈리 등 맥주 제품 출고가도 다음 달 9일부터 평균 6.8% 인상된다.


하이트진로가 꼽은 가격 인상 이유는 주정과 공병 가격 인상 등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소주 주원료인 주정 가격은 올해 초부터 10.6% 올랐고, 공병 가격은 21.6% 올랐다. 게다가 지난 4월부터 주세가 3.75% 인상되면서 소주 가격이 인상되는 게 수순이었다. 실제 가격 인상을 발표했으나 정부 압박으로 가격을 동결해 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경비 등 전 방위적으로 큰 폭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며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발맞추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들은 주류 가격 인상에 시름이 깊은 분위기다. 앞서 오비맥주가 지난 11일부터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고물가에 경기 침체가 더해진 상황이 길어지고 있는데, 연말을 앞두고 맥주·소주 가격이 오르니 메뉴판을 바꿔야 하는 실정이다. 서울 송파구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정모(56)씨는 “반주하는 손님들이 많은데 지금 소주 한 병 5000원도 비싸다고 타박하는 분들이 많다”며 “소주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도 없고, 올리자니 손님 줄어들까 싶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유 가격 상승에 따른 ‘밀크플레이션’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10월 초부터 흰우유를 비롯해 우유와 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카페와 베이커리 전문점 등도 비용 상승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35)씨는 “연말까지는 어떻게 버텨도 내년엔 가격을 올리게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주변 사장님들과 많이 한다. 올겨울이 더 추울 것 같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