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남았습니다.”
7분간의 영어 IR(투자유치) 발표 시간이 끝나자마자 사회자가 주저하지 않고 발표를 끊었다. 곧이어 6명의 질문이 이어졌다. 질문과 답변은 대부분 영어로 이뤄졌다. 발표자들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라면서 여유롭게 답변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당황한 나머지 한국어를 섞어 답하는 사람도 있었다.
서울시는 31일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 로비에서 28개 캠퍼스타운 대학과 소속 창업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어 투자유치 피칭대회를 개최했다. 이는 2023 서울캠퍼스타운 창업 축제의 일환으로 열렸다. 서울캠퍼스타운은 청년에게 창업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하고, 대학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7년부터 서울시·대학·자치구가 협력해 추진 중인 사업으로 2377개의 창업기업이 육성됐다.
그동안 시는 창업 축제에서 매번 투자유치 피칭대회를 개최했지만, 발표자들이 영어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투자자에게 자신의 사업아이템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할 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했다. 발표 시간은 7분이었으며, 이후 심사위원들의 질의응답(7분)이 이어졌다. 특히 액셀러레이터, 투자자 등 창업 전문가들 6명이 직접 참여해 심사를 진행했다. 또 서울시에서 관련 투자자들에게 참석 협조요청도 했다. 이 때문인지 수십여명의 사람들이 발표 내용을 행사가 끝날 때까지 경청하기도 했다.
이날 피칭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팀은 로보버티컬이었다. 이들은 고층빌딩 외벽청소 로봇인 ‘스카이 스위퍼’를 이용한 국내외 고층빌딩 외벽 청소 서비스를 발표했다. 이외에도 대부분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발표대회에 참가했다. 우수상은 에이피그린(온사이트 모듈러 청정수소 생산장치)에게 돌아갔으며 장려상은 카멜로테크(한방제약 자동화 시스템), 빛날덴탈스튜디오(생성형 인공지능 기반 치아 모델링 솔루션)가 받았다. 평화의전당 야외광장에서는 창업기업 전시부스도 운영됐다. 부스에는 46곳의 창업기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스마트 다회용컵이나 업사이클링 의류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또 IBK창공(創工), AWS(아마존웹서비스), 캠퍼스타운 기업성장센터, 청년취업사관학교, 동대문 청년창업센터, 관악S밸리 등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민간과 공공 정책홍보 부스 6곳 운영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확대·추진해 캠퍼스타운 내 창업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