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는 우울증이나 조울병(양극성 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 동반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인 ADHD의 주요 증상은 과잉행동, 충동성, 주의력 결핍이다. 부수적인 증상으로 감정조절 및 대인관계 어려움, 학습 및 수행 능력 저하 등이 있다. 통상 ADHD 유병률은 소아 5%, 성인은 2.5%로 보고된다. 소아 ADHD는 대부분 성인기에도 지속하는데 성인 ADHD는 과잉행동보다 주의력 결핍이 빈번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최근 발표에 따르면 ADHD 증상으로 진료받은 성인 환자는 2018년 대비 지난해 5배가량 증가했을 정도로 국내 진단 및 치료가 급증하고 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원명·우영섭 교수팀은 전국적 규모의 지역사회 집단 표본을 대상으로 성인 ADHD 유병률 및 동반 질환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전국 6개 국내 건강검진기관(한국의학연구소)을 방문한 19세 이상 1만7799명을 대상으로 성인 ADHD 자기보고척도(ASRS) 검사를 했다.
그 결과 전체의 2.4%가 ADHD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유병률은 20대 7.7%, 30대 3.1%, 40대 1.3%, 50대 1.0%, 60세 이상 1.1%로 각각 집계됐다. 20대와 하위 50% 소득 수준에서 유병률이 유의하게 더 높았다. 또 ADHD 환자에서는 정상군에 비해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했다. 우울증은 11.6배, 양극성 장애가 3.2배나 더 빈번했다.
연구팀은 성인 ADHD 환자의 주요 특징으로 잦은 지각, 낮은 성취도, 업무집중력 저하, 잦은 물건 분실 등을 꼽았다. 우영섭 교수는 31일 “대부분 ADHD는 소아기에 발병해 상당수가 성인기까지 지속하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인지 기능을 적절히 발휘하지 못해 학업, 업무, 대인관계 등에서 많은 좌절을 겪고 그 결과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명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인 ADHD 환자를 치료할 때 흔히 동반되는 다른 정신질환의 치료가 중요하다는 점, 초기 진단 시 우울증 같은 질환이 성인 ADHD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임상 정신약물학 및 신경과학(Clinical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 11월호에 발표될 예정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