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성구 중 하나가 히브리서 11장 6절이다.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심을 믿어야 할지니라.”
히브리서 11장은 믿음의 선진들의 장엄한 삶의 여정을 보여준다. 이런 사람들이 나타내는 삶의 대전제는 그가(하나님) 계심을 믿어야 하고 그를 지속해서 찾아야 한다는 데 있다. 하나님 존재를 이론적으로 믿는 게 아니라 삶의 여정에서 그분의 현존을 날마다 확인하고 살아야 한다는 말씀으로 믿는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그분이 어디 계신지, 그와 어떤 관계를 맺고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모든 믿음의 사람들의 영성적 실존이라 믿는다. 물론 내 삶은 아직도 하나님 기준에서 한없이 멀리 있다. 그래서 마음 아프게 날마다 회개하며 그의 존전으로 나아가고 있다.
내 부족함을 보시고 나를 징계하신 삶의 족적도 적지 않게 경험했다. 하나님은 나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기대하지 않은 상급으로 나를 격려하고 위로하셨다. 이런 상급은 뜻밖에 내가 은퇴한 이후 주어졌다.
2011년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나의 친구이자 동역자로부터 격려받았던 일이 있었다. 당시 미국 미드웨스턴침례신학교 총장인 필 로버츠 박사가 나를 학교 졸업식 설교자로 초청했고 그 자리에서 총장 특별상을 줬다. 총장은 한국교회의 말씀 사랑, 기도와 선교의 열정에 대해 언급하며 “이 상은 한국교회를 향한 우리의 감사”라고 말했다. 한국교회를 대신해 받은 셈이다.
2014년 미드웨스턴침례신학교가 새로운 채플을 봉헌하면서 그 강당을 내 영어 이름인 ‘다니엘 리 채플’로 명명했다. 물론 우리 교회도 작은 헌금으로 동참했다. 총장 제이슨 앨런 박사로부터 2019년 ‘스펄전 강해 설교자상’의 8번째 수상자로 상을 받았다. 현재 이 학교에는 800여명의 한국인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2017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 포레스트에 있는 모교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교 총장 다니엘 에이킨 박사가 나를 초청해 채플 설교를 하게 했고 그 날을 ‘아시아의 날’로 선포했다. 인근 한국교회 목회자들까지 초청해 점심 정찬을 제공했다. 백인 우월주의 색채가 강한 미국 남부 지역에서 동양인에 대한 보기 드문 환대였다. 이곳에서도 ‘총장 특별상’을 받았다.
2019년 내가 선교학 박사과정을 한 유서 깊은 미국 시카고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가 졸업식 설교자로 초청했다. 그 자리에서 내게 ‘자랑스러운 동문상’을 수여했다. 모든 것이 한국교회에 대한 인정이라고 믿는다.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