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배경에 극심한 저출산이 있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출산율과 경제활동참가율을 동시에 끌어올려야만 닥쳐올 ‘생산인구 절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0일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3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는 해당 연령대의 유자녀 여성 비중 감소와 밀접하게 연동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과거 30대 여성은 출산과 육아 부담으로 노동시장참여율이 저조했지만 2010년대 들어 양상이 급변했다. 2012년 56.1%였던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22년 66.5%까지 높아졌다. 이는 최근 역대 최고 고용률을 경신한 ‘고용 호황’의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참가율 상승의 최대 원동력은 저출산이었다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30~34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17년 66.2%에서 2022년 75.0%로 5년 만에 8.8% 포인트 올랐다. 이 중 5.3% 포인트는 자녀가 있는 여성이 줄어든 영향이었다. 자녀가 있는 30~34세 여성의 비율은 같은 기간 46.9%에서 32.3%로 감소했다. 경제활동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이 늘어난 영향은 상승분 중 3.9% 포인트만을 차지했다. 기타 요인이 0.4% 포인트 하락에 기여했다.
KDI는 출산·육아 대신 노동시장에 뛰어든 30대 여성의 증가가 당장은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완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공급 감소를 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