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경제책사’ 허리펑, 경제 전권 장악

입력 2023-10-31 04:04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허리펑(68·사진) 국무원 부총리가 공산당의 경제 총괄기구인 중앙재정경제위원회 판공실 주임을 겸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주석의 또 다른 책사로 집권 2기 경제정책을 주도했던 류허 전 부총리의 자리를 완전히 이어받으면서 경제 분야 전권을 장악했다는 의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0일 허 부총리의 동정을 전하면서 그의 직함을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으로 소개했다. 허 부총리는 전날 베이징에서 에마누엘 본 프랑스 대통령 외교자문관을 만나 양국 경제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이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은 지난 3월 부총리직에서 물러난 류허가 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총리가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 자격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재경위 판공실은 2018년 당의 집중 통일 영도를 강화하려는 취지로 중앙재경 영도소조를 격상해 만든 조직이다. 허 부총리는 중앙재경위 주임을 맡고 있는 시 주석을 보좌하며 실질적으로 경제정책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광둥성 출신인 허 부총리는 1980년대 시 주석이 푸젠성 샤먼시 부시장으로 있을 때 샤먼시 정부 판공실 부주임으로 일하며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17년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으로 발탁돼 시 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시진핑 집권 3기 부총리로 지명된 이후로는 금융·부동산정책뿐 아니라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 선진국과의 경제·무역 협상도 담당하고 있다. 허 부총리는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회담했고, 이달 초 독일에서 열린 제3차 중국·독일 고위급 금융 대화에서 크리스티안 린트너 재무장관과 금융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시 주석 측근 그룹인 ‘시자쥔’ 중에서도 핵심 멤버인 허 부총리는 현재 영향력이 전임자 류허를 능가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