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통일전쟁은 정의의 전쟁될 것”

입력 2023-10-31 04:04
중국군 서열 2위인 장유샤 공산당 중앙군사위위원회 부주석이 30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0회 샹산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 앞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군의 전직 고위 간부가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인 샹산포럼 개막에 맞춰 “중국 정부가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무력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도의와 법률에 의거한 정의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미·중 정상회담과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해협 정세가 민감해진 상황에서 나온 전쟁 발언이라 주목된다.

허레이 전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부원장은 30일 관영 매체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이 전쟁에서 중국군은 최소한의 사상자와 손실로 위대한 승리를 거둬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이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전쟁을 도발한 전적인 책임은 대만 당국과 대만 독립 분열 분자, 외부 간섭 세력에 있다”며 “전쟁이 끝나면 중국 정부는 이들을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여러 번 나왔지만 중국군 전략가 출신 인사가 전쟁 후 처벌 등을 운운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건 이례적인 일이다.

샹산포럼은 서방 주도로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에 맞서 중국이 2006년부터 개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 대화체다. 올해 포럼에는 리상푸 해임으로 공석이 된 국방부장 대신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인 장유샤와 허웨이둥이 외빈을 영접하는 호스트 역할을 했다.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보좌하며 200만 인민해방군을 관리하는 군부 최고위직이다.

장 부주석은 이날 샹산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대만은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라며 “누가 대만을 어떤 형태로든 중국에서 갈라놓으려고 해도 중국군은 결코 허락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을 겨냥해 “일부 국가가 의도적으로 불안을 조성하고 지정학적 갈등을 부추겨 지역 정세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국방부는 31일까지 열리는 샹산포럼에 미국 영국 러시아 등 90여개 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단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