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알뜰주유소 확대 등을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주유소 업계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25일 이번 전쟁이 중동으로 확산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2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의 상승은 원유를 수입해서 써야 하는 한국 경제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2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ℓ당 1752.31원이었다. 이 가격 형성에 영향이 큰 두바이유는 지난 27일 기준 배럴당 89.72원에 거래됐다. 앞으로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국내 휘발유 판매가는 조만간 ℓ당 2000원 선을 뚫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류 물가가 요동칠 기미를 보이자 정부는 알뜰주유소 확대 카드를 꺼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8일 “수도권 지역의 자영 알뜰주유소를 올해 안으로 10%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연장된 유류세 인하 조치와 함께 일반 주요소 대비 ℓ당 40~50원 정도 가격이 싼 알뜰주유소 확대로 물가 안정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유가 상승기에 정유사는 비교적 낮은 가격에 산 원유를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어 실적 개선이 나타나는 반면 주유소 업계는 타격을 받게 된다. 국내 유류 수요가 급감하기 때문이다. 한국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8월까지 폐업한 전국 주유소는 1073곳이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