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가명·8)의 꿈은 화가다. 그림 그리기랑 노래 부르는 걸 제일 좋아하는 그는 엄마를 위해 직접 찬양 가사를 바꿔 불러줄 만큼 예술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다.
뇌병변장애를 갖고 있는 정우에게 화가라는 꿈은 먼 얘기다. 장애뿐만 아니라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는 물론 당장 생계를 이어가는 게 시급하다.
지난 25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자택에서 만난 정우는 고무찰흙으로 인형을 만들어 노는 데 열중이었다. 아이가 노는 모습을 바라보던 엄마 김소라(가명·46)씨는 눈앞에 닥친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이 버겁다며 눈물을 훔쳤다.
“한 고비를 넘기면 더 큰 경제적 고비가 닥쳐요. 힘겹게 버티고는 있지만 너무 힘들어요. 아이에게 기본적인 것조차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엄마로서 너무 미안해요. 지금보다 더 나아지는 건 바라지도 않고 마이너스만 되지 않으면 좋겠어요.”
김씨는 만삭 때 척추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제왕절개로 정우를 출산했다. 정우는 출생 직후 4차례 심정지와 수차례 열경련이 왔다. 검사 결과는 뇌 손상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김씨는 남편과 2017년 이혼 후 혼자서 생계와 양육을 책임져야 했다. 2년 전에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이후 조울증과 공황장애까지 겹쳐 기초생활수급비 80만원과 장애수당 20만원이 수입의 전부다. 혼자서 걷기 어려운 정우는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지만 구매할 돈이 없어 구청에서 대여해 사용하고 있다.
인터뷰 도중 김씨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초등학교 2학년인 정우는 말뜻을 다 이해한 듯 엄마에게 안겼다. 모자는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 2년째 출석 중이다. 정우는 유년부에서 매주일 예배를 드린다. 김씨는 “사실 교회를 이렇게 오래 다니게 될 줄 몰랐다”면서 “교회에 가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그의 바람을 물었다. “돈 걱정 없이 정우랑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그림도 마음껏 그리게 해주면서요.”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2023년 9월 21일~10월 25일/단위:원)
△김병윤(하람산업) 무명 정선호·김정희 20만△김무열 김숙자 김필현 백승례 석완식 손춘자 유성오 이근우 인유자 조동환 조점숙 최원철 편춘성 10만△유은숙 6만△공춘자 권성만 김덕수 김영수 김현숙 연용제 이관우 이윤미 정연승 정인경 조병열 힘내세요 5만△무명 문정호 신영희 오군숙 임순자 한승우 3만△장영선 하나 2만△김진철 1만5천△김광미 김명래 김애선 문명희 생명살리기 송현자권사 여승모 이동호 초이 최영학 1만△임경우 3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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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