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오페라하우스 파사드 건설공법, 돌고 돌아 ‘트위스트’로

입력 2023-10-27 04:01

부산시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정면부(파사드·조감도) 건설 공법을 당초 설계 공법인 ‘트위스트’로 확정했다. 부산시와 시공사, 설계사 간의 공법을 둘러싼 논란이 돌고 돌아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면서 공사 기간이 늘고 사업비만 불어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시는 26일 부산오페라하우스 파사드 공법을 트위스트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3월부터 트위스트, 스마트노드, 폴딩 등 3가지 공법에 대한 3차원 설계와 실시설계, 실물모형 제작, 구조·성능실험, 원설계자 현장 방문, 공법검증·자문위원회 회의 등을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시는 3가지 공법 모두 현장 시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공사 시간이나 공사비도 유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트위스트 공법은 시공 사례가 다수 있고, 이미 시공한 구조물과의 연계성 등 시공 리스크 관리에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 파사드는 진주를 품은 조개 형상을 한 비정형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원 설계자는 2012년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트위스트 공법의 파사드를 제시했다. 시공은 사각형 철 구조물을 꽈배기처럼 꼬운 비선형 골조에 유리를 접합해 만든다.

그러나 2018년 5월 착공 이후 1년도 지나기 전인 2019년 2월 시공사 HJ중공업이 트위스트 공법으로는 최대 40m 높이의 파사드 제작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공법 논란이 시작됐다. 이듬해 시가 시공사에 대안 설계를 지시했고, 시공사는 폴딩 공법을 제시했지만 설계자가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시가 컨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1월 스마트노드 공법으로 채택했지만, 기존에 건축한 구조물과 부적합하다는 논란이 일면서 결국 트위스트로 되돌아갔다.

그러는 사이 공사는 지난 3월부터 중단됐다. 2018년 5월에 착공할 당시만 해도 2020년에 준공할 예정이었지만 공법 문제로 계속 지연되면서 현재 공정률은 40%에 불과하다. 2500억원으로 예상됐던 사업비도 3117억원까지 불어났다. 공법 선정 과정에서 쓴 돈만 67억원에 달한다.

트위스트 공법 적용 불가 방침을 밝혔던 HJ중공업도 3차원 좌표 기반 실시설계 도면이 나옴에 따라 트위스트 공법으로 시공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부산 향토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사 재개 시점부터 준공까지 물가 변동에 의한 사업비 증가, 재설계 비용 등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4개월가량 걸리는 재설계와 설계의 경제성 검토 등을 거쳐 내년 2월부터 공사를 재개해 2026년 말 준공할 계획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