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바이블] 티끌(dust)

입력 2023-10-28 03:04

히브리어 닥카(뉘우치는, 회한에 찬)는 우리말 구약성서에 낙심한 사람(시 34:18) 티끌(시 90:3) 잘못을 뉘우치는(사 57:15)으로 번역돼 구약 전체에 3번 나옵니다. 동사 다카(부수다, 찧다, 가루로 만들다)에서 온 말입니다. 마음이 완전히 부서져 가루가 된 느낌이 드는 단어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티끌에서 일으키시며”(삼상 2:8)에서처럼 구약에 티끌, 먼지로 번역돼 많이 쓰인 단어는 ‘아파르’입니다. “주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창 2:7)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창 3:19)에서의 ‘흙’이 아파르입니다. 영어 성경은 아파르를 더스트(dust·먼지, 미세한 가루)로 번역했습니다.

“주님은 대대로 우리의 거처이셨습니다. 산들이 생기기 전에, 땅과 세계가 생기기 전에,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님은 하나님이십니다. 주님께서는 사람을 티끌로 돌아가게 하시고 ‘죽을 인생들아, 돌아가거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주님 앞에서는 천년도 지나간 어제와 같고, 밤의 한순간과도 같습니다. 주님께서 생명을 거두어 가시면, 인생은 한순간의 꿈일 뿐, 아침에 돋아난 한 포기 풀과 같이 사라져 갑니다. 풀은 아침에는 돋아나서 꽃을 피우다가도, 저녁에는 시들어서 말라 버립니다.”(시 90:1~6, 새번역)

산산이 부서져 버린 티끌처럼 보잘것없는 우리는 오로지 주 하나님을 의지할 뿐입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