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25일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막대한 영업손실이 예상되자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키움증권은 이날 장 마감 이후 6개월간 미래에셋증권과 계약을 맺고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키움증권의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2조1165억원)의 3.3%에 이르는 규모다. 앞으로 자사주 소각 등에 대해선 이사회를 통해 별도로 논의할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도마에 오른 리스크 관리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더욱 강화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조직 개편 및 전문인력 확충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이 밝힌 영풍제지 미수금 규모는 4943억원이다. 그동안 주가조작에 연루된 종목들이 거래재개 이후 연이어 하한가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는 최대 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키움증권 주가는 지난 23일 하루에만 24% 폭락했다.
키움증권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주주환원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제지 미수금으로 인한 영업손실이 커지면 기존에 약속한 주주환원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달래기 위해서다. 키움증권은 거래 중단됐던 영풍제지에 대한 매매가 재개되는 26일부터 미수금에 따른 반대매매(주식 강제청산)에 나설 전망이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